과거로부터 짊어지고 온 업이
무엇인가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여기'라는 현실을 어떻게 살아감으로써 과거의 업을 뛰어넘고 현재를 아름답게 살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물론 업이란
과거에 우리가 지은 행위이기 때문에 상당 부분 우리 삶의 방향을 결정짓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어느 정도의 부를 축적하고 살 것인지, 어느 정도의 학벌과 능력을 가지고 살아갈 것인지,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며 얼마 정도의 행복을 누리다가 언제쯤 죽게 될 것인지 등 우리 삶의 대략적인 윤곽에 대해서는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어느 정도 정해진 업력을 가지고 오는 것이다.
배우자, 학벌, 직업, 사망, 복력, 사고, 인연 등 삶의 전반에 대해 어느 정도 가지고 온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전생의 업을 그대로 받을 것이니 이번 생은 내가 아무리 발버둥 치더라도 절대 그 업을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업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가 과거에 지은 행위라고 했다. 과거의 행위에 의해 지금의 현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라면 현재의 행위에 따라 또다시 내 미래가 바뀔 수밖에 없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결론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내일 있을, 내년에 있을 삶의 궤도가 내 행위에 따라 끊임없이 수정되고 있다.
운명이나 숙명은
바꿀 수 없는 것인 데 반해
업이라는 것은 언제든 바꿀 수 있으며 순간순간 변화하는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늘 힘겹게 살아가는 소년소녀 가장을 만나 따뜻한 마음과 필요한 것들을 나누어 주었다면 바로 그 행위가 1년 뒤 파산할지 모르는 업연을 2년 뒤로 늦출 수도 있다.
힘겹게 살아가는 이웃과
벗을 찾아가 위로해 주고
지혜로운 삶의 길을 안내해 주었다면 이번 생에는 있지도 않았을 선지식과의 인연이 생겨날 수도 있다.
오늘 부처님께 나아가 기도하며 그동안 가지고 있던 욕심과 집착을 말끔히 비워냈다면 급성 위장염이나 위암 판정을 10년쯤 뒤로 늦출 수도 있다.
필요하다고 그때그때 사들이고,
여유 있다고 아끼지 않고 절약하지 않았던 삶의 습관이 10년 뒤에 올 퇴직을 1년 뒤로 앞당길 수도 있고, 나보다 못난 사람,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는 한마디의 말이 지금의 높은 지위를 1년 빨리 끌어내릴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행위를 하고 있는가.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행위에 따라 운명이라고 생각했던 나의 업은 엄청난 변화를 겪는다.
불교의 제행무상이라는 이치에 따르면 그 어떤 것도 정해진 것은 없다.
업이라는 것 또한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정해진 업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업을 변화시키는 첫 번째 실천이란 선업, 즉 선행이요, 나눔과 보시행이다.
이것을 통해 우리는 삶을 온갖 공덕과 복덕으로 가득 채울 수 있다.
선을 행하고 내 것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우리 삶을 아름답게 가꾸어가는, 업을 뛰어넘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심이 되는 방법이다.
월급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
불우한 이웃을 돕기 위해 사용하는 것, 고통받는 이들에게 도움을 줌으로써 힘이 되어주고 행복의 길로 안내해 주는 것, 만나는 모든 이들에게 평안을 느끼도록 하는 것, 버스 기사님과 톨게이트의 매표원에게 따뜻한 캔 커피 하나를 건네는 것, 이웃과 환한 미소로 안부 인사를 나누는 것, 아내가 차려준 밥상에 칭찬 세례를 퍼붓는 것, 좋지 않은 성적을 거둔 자녀에게 웃으며 격려해 주는 것, 친구의 고민을 내 일처럼 들어주고 함께 걱정해 주는 것, 남들보다 더 많이 일하고 봉사하는 것, 내 집과 이웃집 앞의 쓰레기를 청소하는 것, 매월 일정액의 보시를 행하는 것, 경전이나 지혜의 책들을 보시하는 것, 이 세상을 향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은 평안하소서, 안락하소서, 행복하소서'라고 축원하는 것 등등, 작지만 분명한 보시행이 앞으로의 삶을 조금씩 바꾸어간다.
두 번째로 운명을 뛰어넘는 요소가 수행과 명상이다.
마음의 욕망과 집착을 비우는 것,
탐내고 성내고 어리석은 '탐진치' 삼독을 소멸하는 것,
판단과 분별을 쉬고 올라오는 모든 생각들을 묵묵히 지켜보는 것,
번뇌와 망상에 끌려가지 않는 것,
이기적인 에고와 아상을 타파하는 것,
미워했던 사람을 용서해 주는 것,
싫어하던 외모나 능력 등 내게 주어진 삶을 대 긍정적으로 수용하는 것,
욕심을 하나씩 포기해 나가는 것,
집착하던 사람과 물건들을 놓아주는 것,
아껴 쓰고 절약하는 것,
소박하고 청빈하게 사는 것,
내가 옳다고 고집했던 견해를 놓아버리는 것,
옳고 그르다는 생각과 차별들을 가만히 관해 보는 것,
매일 아침 일어나 기도하는 것,
때때로 지혜로운 삶의 스승님을 찾는 것 등등, 작은 비움과 수행, 생활 속의 명상을 실천하는 것이야말로 내 삶과 미래를 바꾸고 업을 뛰어넘는 근원적이고도 결정적인 요소다.
'지금 이 순간'에서의
선행과 수행 속에
업을 뛰어넘고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두 가지 할 일은
선업을 지음으로써 '복'을 증진시키는 일과 수행으로써 '지혜'를 증진시키는 일이다.
그 두 가지는 오직 '지금 여기'라는 현재 속에 있는 것이다.
'지금 여기'라는 현재를 다스리면 과거와 미래까지 완벽하게 다스릴 수 있는 것이다.
이미 지나간 과거에 얽매여
괴로워하지도,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얽매여 고민하지도 말고 오직 지금 이 순간을 선행과 수행으로써 잘 다스리는 것이 최상의 삶의 방식인 것이다.
이 세상에 정해진 운명이란 어디에도 없다.
언제든 마음을 돌이켜
'지금 여기'에서 시작한다면
수북이 쌓인 마른 풀이 성냥불 하나에 불타 없어지듯이, 수백 년 동안 어두웠던 동굴이 불빛 하나에 환히 밝아지듯이 어제의 모든 죄업은 일시에 소멸될 수도 있다.
내 삶은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다. 내 운명은 스스로 개척할 수 있다. 업이라는 것은 정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이다.
매 순간 업을 뛰어넘을 수 있는,
업을 경이롭게 바꾸어나갈 수 있는 지혜와 복덕이 담긴 행위를 해나가고 있는가.
마음을 비우고, 소유를 나누는 행위를 해나가고 있는가.
작은 실천이 내 삶을 변화시키고 진화시킬 수 있다.
- 행복한 인생의 주인공이 되는 33가지 법칙〈날마다 해피엔딩〉 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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