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몹시 가난한 바라문이 있었는데, 오랫동안 자식을 얻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집의 몽구스가 새끼를 낳았다.
바라문은 몽구스 새끼를 아들처럼 귀여워했고, 몽구스 새끼도 바라문을 무척 잘 따랐다.
얼마 후 바라문의 아내도 임신하여
열 달이 차자 아들을 낳았다.
바라문은 무척 기뻐하며
이 모든 것이 몽구스 새끼가
가져다준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날 바라문은 집을 나서면서
아내에게 말했다.
"밖에 나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아이를 데리고 다니시오.
절대 집에 혼자 두지 마시오."
그런데 아내는 점심을 먹고
아이를 안방에 둔 채 잠시 이웃집에 맷돌을 빌리러 갔다.
그 사이 어디선가 커다란 독사가 나타나 아이를 물려고 했다.
그러자 근처에 있던 몽구스가 달려들어 독사를 일곱 토막 내버렸다.
몽구스는 입 주위에 묻은 독사의
피를 닦을 생각도 않고
주인에게 칭찬받을 일을 기대하며 문밖에 나가 앉아 있었다.
그때 밖에서 아내를 만난 바라문은 왜 자기 말을 듣지 않았느냐고 벌컥 화를 내면서 함께 집으로 왔다.
부부는 몽구스가 입에 피가 묻은 채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는 대경실색했다.
'저 짐승이 우리가 없는 사이에 아이를 물어 죽인 게 틀림없다. 이 배은망덕한 놈!'
부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몽구스에게 달려들어 때려죽였다.
잠시 후 방 안으로 들어간
그들은 깜짝 놀랐다.
아이가 쌔근쌔근 낮잠을 자고 있는 데다 그 옆에 커다란 독사가 일곱 토막이 나 있었던 것이다.
'아, 몽구스가 우리 아이를 살렸구나. 그런데도 우리는 자세히 살필 생각은 않고 몽구스를 때려죽이고 말았으니..... 이 죄를 어찌할꼬....!'
그들이 기절해 쓰러지자
허공에 천신이 나타나 게송을 읊었다.
부디 자세히 살피고 관찰하여
갑자기 성내고 사납게 굴지 말라.
착한 짐승의 은혜를 저버리고
억울하게 죽이고 말았으니
뒤늦은 후회가 무슨 소용 있으리.
화가 나면
먼저
화풀이를 하려 하기보다는
화가 난 이유를
자세히 살펴보아야 한다.
- 팔만대장경에 숨어 있는〈참 향기로운 이야기 〉진현종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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